A-7D 4450th Tactical Group

1:48 / Haseg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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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 코르세어 II는 A-4 스카이호크의 뒤를 잇는 항모용 경공격기로 설계되었다. A-7D는 미 공군 최초로 HUD를 장착한 기체로, 해군의 시제형 A-7A를 공군형으로 개조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미 공군은 미 해군 항모항공단과 비교되는 걸 싫어한다지만 실제로는 미 해군 항모항공단에 신세지는 게 많은,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다. F-4 팬톰이나 이놈이나 모두 원래는 해군기였던 놈이 미 공군에서도 채택된 거니까. (센츄리 시리즈는 쫄딱 망했었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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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가와 1:48 A-7D/E 시리즈는 1987년 하세가와의 최전성기 때 발매된 키트로, 지금 보아도 명품대접을 받기에 충분한 그들의 역작키트다. 플랩은 모두 분할되어 있고, 주익도 접을 수 있으며, 동체의 점검창 일부도 개폐를 선택할 수 있다. 하세가와 F-14도 기관포 베이를 열 수 있지만 부조(浮彫)식으로 되어 영 엉성하고, F/A-18은 점검창 열리는 것도 없는데다 날개도 못 접게 되어있으면서 값만 비싼 걸 생각하면 이 키트야말로 하세가와 궁극의 키트라 해도 손색 없을 것 같다. 이런 걸 ‘공전절후'(空前絶後)라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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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형제작할 때, 만들기 힘든 놈과 만들기 수월한 놈을 번갈아 작업하는 것이 하나의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번 레벨+아카데미 F-14D 완성 후에 힘이 다 빠져서 좀 쉬운 놈을 잡아보자! 해서 잡은 게 이 하세가와 A-7D였다. 기왕 만드는 거, 하이비지의 해군형 A-7E를 만들고 싶었지만 예전 지방 어느 모형점 재고떨이 세일에서 싸게 샀던 이놈을 후딱 만들어 치워버리고 싶은 심정이 강했다. 재고처분으로 산 것을 재고처분한 셈이다. 와장창 갈라져있던 데칼도 이놈을 빨리 완성시켜버려야겠다는 생각을 먹게 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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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 앞 좌측면이다. 섬세한 패널라인과 리벳자국이 역시 하세가와!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점검창이나 캐노피는 모조리 닫고, 주익도 꺾지 않았다. (플랩만 꺾음) 어차피 나중에 A-7E도 만들 것이므로 그때 점검창, 캐노피 다 열어주고 주익도 꺾어주기로 했다. 예전에 말했듯이, 나는 열 수 있는 부분은 모조리 여는 걸 좋아하지만 비행기의 ‘실루엣’이라는 문제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놈처럼 비슷한 기체를 2대 이상 만들 계획이 있을 때는 한 놈은 반드시 기체의 실루엣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요란떨지 않고(?) 고이 잘 조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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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은 좀 신경써서 칠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캐노피를 닫으니 별로 눈에 안 들어와 조금 아깝다. 캐노피의 흰 고무실링 표현은 소위 2중 마스킹 기법으로 처음 시도해본 것이다. 한짝으로 된 뒷부분 캐노피는 만족스러운데, 3분할된 앞부분 캐노피의 그것은 굵기가 너무 굵은 것 같다. (역시 문제는 내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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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익이 동체상면에서 뻗어나가는 고익기(高翼機)이므로 키트 역시 동체 위에 주익상판을 덮는 식으로 부품이 분할되어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단차가 꽤 심하게 나므로 퍼티를 써서 재주껏 메워줘야 한다. 본인은 퍼티를 락카신너에 약간 묽게 녹여 모세관현상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메워줬다. 취미가의 이대영님이 하도 겁을 주셔서 긴장 많이 했는데 지금 보니 그럭저럭 잘 된 것 같다. 패널라인이나 리벳자국 복구한 것도 만족스러워 보이고…

플랩 내려간 자리는 희한하게 흰색(H316, FS17875)으로 지정되어 있다. 설명서에는 앞슬랫 자리에만 흰색을 칠하라고 되어 있지만 ‘음, 인쇄가 빠진 걸꺼야…’ 하면서 뒤플랩 자리에도 흰색을 칠했다. F-16의 워크웨이처럼 보여 멋지긴 한데 좀 튀는 감도 없진 않다.

파스텔로 처리한 주익의 하드웨더링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갈색 파스텔도 약간 쓰긴 했지만 이놈은 지상공격기인만큼 검은색 파스텔이 위력을 발휘했다. 파스텔 웨더링은 레벨-모노그람 F/A-18C부터 줄곧 시도해왔지만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레벨-모노그람 F/A-18C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그놈은 웨더링에서 피본 작품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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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에는 뜻밖에도 사이드와인더가 들어있지만 이것은 해군용의 AIM-9D/G/H이므로 하세가와 무장세트에서 AIM-9E를 달아주었다. AIM-9B도 달 수 있긴 하지만 이 4450th TG의 A-7D는 조사 결과 1980년대 초반의 기체를 재현한 것이므로 구식의 AIM-9B보다는 조금 신식(?)인 AIM-9E를 달았다. 흰색 사이드와인더가 칙칙한 A-7D에서 좋은 포인트가 된다.

그밖의 무장은 연료탱크 1개에 MER로 Mk.82 6발, TER로 Mk.82 연장신관형 3발을 장착해주었다. (주익 양쪽 모두 동일) 이 정도면 한계중량에 육박하는 중무장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무장탑재량이 빈약한 놈들만 만들어서 폭장에 목마르던 터였는데 A-7D 덕분에 갈증을 덜 수 있었다. ^^ 범용폭탄들은 크기도 작고 해서 처음엔 올리브드랩 에나멜 붓질을 시도했는데 영 엉망이어서 몽땅 닦아내고 에어브러시로 락카를 다시 뿌렸다.

연료탱크는 키트의 것이지만, 그외의 모든 무장은 하세가와 무장세트의 것이다. MER, TER도 마찬가지이며, 모두 무장세트에 적혀있는대로 데칼작업도 충실히 해주었다. 단, 하세가와 무장세트의 MER은 수축이 좀 있어 퍼티로 수정작업을 해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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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은 기수 밑에 달린 공기흡입구가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데 (F-8 크루세이더의 기본설계를 빌려온 것이니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이 앞부분의 인상이 워낙 강해서인지 의외로 뒤쪽(노즐쪽)의 모습을 기억 못하는 분들이 많다. 나 역시도 그러했고… 동체 안쪽은 인테리어 그린을 에어브러싱했고, 노즐은 그냥 에나멜 흑철색으로 쓱쓱~ 붓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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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미익 끝단과 3자를 닮은 검은선은 모두 마스킹한 뒤 에어브러싱한 것이다. (그밖에 코드레터 등은 모두 데칼이다) 수직미익위에 추가된 작은 안정익은 공군형인 A-7D의 특징 중 하나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사실 이놈은 데칼이 모두 갈라져있어 데칼링작업이 거의 불가능했다. 하는 수 없이 하세가와 본사로부터 새 데칼을 주문해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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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잡은 실루엣. 사실 잘 생긴 놈은 아니지만, 어느 분 말씀대로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그런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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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은 언제나 그렇듯 설명서에 지정된 대로 군제락카를 썼다. 짙은회색은 H305, 짙은녹색은 H309였던가? 지형만들기가 귀찮아서 노즐캡 벗기고 프리핸드로 에어브러싱 했는데 꽤 만족스럽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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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의 모습. 주렁주렁 달린 폭장, 에어로모델러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그런 무장세팅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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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맨 가장자리 파일런에 TER을 통해 세팅된 Mk.82의 연장신관들이 뾰족뾰족 튀어나와 있어 날카로운 맛을 주는 것 같다. 그 안쪽 파일런에 MER이 Mk.82를 6발 달고 있어 육중한 맛을 주는 것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시각적인 구도상으로도 (위에서 봤을 때) 안정감 있는 삼각구도를 만들어내는 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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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각도에서 잡은 이 모습이 바로 굶주린 야수처럼 지상의 목표물을 향해 급강하하는 그런 표정 아닐까? 앞코에 설치된 공기흡입구와 받침으로 깐 긴팔티셔츠의 패턴방향 역시 그런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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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처분용으로 만든 것이지만, 막상 만들어놓고 나니 도색이나 웨더링 등 모든 부분에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들이 나왔다. 다음번에는 캐노피와 모든 점검창을 열고, 주익도 꺾은 상태의 하이비지 A-7E를 제작해볼 계획이다. 미끈하게 빠진 건 아니지만 듬직하니 묘한 매력이 있는 기체인데다 이렇게 좋은 품질의 키트도 있으니 한 대만 만들고 말기에는 조금 아깝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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