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 CA-27 Avon Sabre 컨버전 키트 비교

다음으로 뭘 만들어볼까 고민하다가 F-86 Sabre에 눈길이 갔다.

세계 최초로 공대공 미사일을 사용하여 공중전을 벌인 역사성이 있는지라 AIM-9B를 꼭 달아주고 싶었는데, 그 주역이었던 대만공군의 F-86은 별로 멋진 마킹이 없어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았다. 그러다가 발견한 호주공군의 CAC CA-27 Avon Sabre! F-86의 파생형 중 비교적 후기형 기체로서, AIM-9B를 거의 필수적으로 달고 다녔던 모양이다. 외형적으로는 F-86 세이버에 영국제 롤스로이스 Avon 엔진을 달아 공기흡입구가 대형화되고 동체에 냉각용 루버나 벤트가 늘어난 특징이 있다. 무장 역시 기존의 기관총 대신 30mm Aden 기관포를 달아 쉽게 식별이 가능하다.

자기네 나라의 세이버 파생형인데다가, 비행기 모형 좋아하는 영국연방국가 사람들이 이 아이템을 놓칠리가 없지. 아니나 다를까, 인젝션 플라스틱으로 컨버전 키트가 나와있다. 그것도 2군데나!

내가 입수한 것은 다음의 2개 제품이다. (이밖에도 Tasman Models 제품이 있다고 하는데, Jays Model Kits와 같은 제품으로 추정된다)

어차피 Academy 키트로 만들 것이기 때문에 Jays Model Kits 제품은 쓰지 않겠지만, 뉴질랜드 모형점에서 10뉴질랜드 달러(7,700원…) 밖에 안하길래 Avon Sabre용 연료탱크(Red Roo Models #RRR72141)과 같이 구입해봤다. 2개 모두 입수한 김에 비교리뷰를 올려본다.

HPM 제품은 아카데미의 F-86 풀키트가 같이 들어있기 때문에 아카데미의 F-86을 또 구입할 필요는 전혀 없지만, 2017년에 새로 나온 아카데미 #12546 F-86F “Korean War” 키트의 데칼을 Airfix F-86에 꼭 붙여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중지출을 무릅쓰고 키트도 구매했다. (아, 역시 돈지x…)

어쨌거나, HPM 제품은 풀키트가 든 만큼 정규제품 상자만한 크기고, Jays 제품은 인젝션 부품만 작은 비닐백에 담겨있는 형태다.

일반적인 F-86과 달리, Avon Sabre(CA-27)는 대형화되고 각이 진 공기흡입구를 가졌다. 자작을 하려면 공기흡입구를 위아래로 늘리고 기수 아랫면의 각을 잡아주는 난(難)공사인지라, 두 제품 모두 아예 플라스틱 인젝션으로 새로 동체를 팠다. (물론, Hyper Scale을 보니 이걸 죄다 자작한 용자도 있긴 하더라만…)

먼저 HPM 제품을 열어보았다. 2012년 출시된, 비교적 최근 제품인지라 아카데미 키트를 베이스로 하게 되어 있다. 베이스가 되는 아카데미 F-86F 키트(FI021, #1629) 한 벌이 고스란히 들어있고(설명서는 없음), 호주 Southern Sky Models에서 제작한 습식데칼까지 들어있는, 호화로운 구성이다. 플라스틱 부품이 치약색(?)인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랄까…

그에 비해 Jays 제품은 매우 단촐하다. 손바닥만한 설명서, 플라스틱 부품, 버큠폼 캐노피가 전부다. Scalemates에는 이 제품이 2013년에 나온 신제품이라고 되어있으나, 이 제품을 팔고 있는 뉴질랜드 Jays Hobby Products사의 주인장과 나눈 메일에 따르면, 1990년대에 나온 Tasman 제품과 동일 물건이라고 한다. (2013년 제품이 엉뚱하게 Fujimi 키트를 베이스로 할리가 없지…)

플라스틱 부품의 배치를 봐도 2012년에 나온 HPM 제품이 ‘조금 더’ 정돈된 느낌이다.

베이스가 다르기 때문에, 동체의 실루엣도 다소 다르다. 다만, Jays 제품의 길이가 좀더 긴데, 자세한 자료가 없어 누구의 설계가 맞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표면 디테일의 비교. HPM 제품이 패널라인을 좀 더 자세하게 파놓긴 했는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 외국 사이트의 리뷰에서 표현했던 것처럼 ‘crisp’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HPM 제품은 에어브레이크 내부도 재현해놓았다.

…하지만, Avon Sabre의 특징인 동체의 많은 냉각구, 그릴, 루버 등이 두루뭉술하거나 속이 메워져있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이 상태의 부품을 그대로 써서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제품 표면은 매끄럽지만, 금형관리가 좋지 못해서인지 평평한 표면 위로 ‘사마귀’ 같은 것들이 종종 보이는 것도 감점 사유.

마지막으로, 더 커진 공기흡입구 부품의 비교. 둘 다 앞코(?) 끝단이 다소 통통한 F-86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지만, 패널라인이 한 줄 더 그어진 점이나, 게이트 처리에서 사용자를 배려한 HPM 제품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전체적으로 HPM 제품이 더 낫다고 보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추가적인 노력이 많이 들어가야 멋진(예쁜!) 세이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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