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E 제작기 #1 – 기본 조립

거의 2달만의 포스팅이다. 집안일도, 회사일도 여러모로 바쁘기도 했지만, Macchi C.202 Folgore 이후 ‘19.1.27(일)부터 착수한 차기작이 크게 속을 썩였기 때문이다. 이제 그 골치거리가 어느 정도 해결되어 정리포스팅을 올린다.

차기작은 F-4E로 결정했다. 블로그 카테고리를 보니, 1/72로 전향한 이후 F-4 계열을 만든 적이 없더라. 앞으로는 차기작을 정할 때, 각 카테고리에 1/72 완성작이 1개 이상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어쨌거나, 1/72로 만드는 최초의 F-4라는 의미도 있고, 그간 모아놓은 별매품도 꽤나 많기도 해서, 이래저래 공을 들여보기로 했다. F-4의 대표적인 별매품이라 할 수 있는 Aires #7128 F-4E, EJ, F, G, J, S Exhaust Nozzles for Hasegawa를 먼저 뜯었는데… 첫 단추부터 난관이다! 설명서에는 분명히 플레임 홀더(Flame Holder) 에치부품을 버너캔 안에 넣으라고 돼있는데 (보시다시피) 에치(photo-etch) 부품의 지름이 더 커서 넣을 수가 없다!!

다 만들어 놓으면 거의 보이지도 않는 에치 부품을 생략할까 고민하다가, 첫 단추부터 제대로 만들어봐야 할 것 아닌가 싶어 결국 힘든 길을 택했다. 버너캔을 자르고, 그 사이에 에치 부품을 샌드위치 시켜주는 식으로 만들기로 했다.

완성된 버너캔의 모습. 잘 보이지는 않지만, 에치 부품을 포함해 버너캔 내부를 모두 칠해준 상태다. (버너캔을 잘랐더니, 에어브러시로 내측(內側)을 칠하기가 더 편해진 면도 있었다) 버너캔을 이어 붙일 때, 단면들이 잘 들어맞도록 마킹(마름모꼴 모양)을 해준 것이 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러시아 XMM사의 F-4 Seamless Intake. 갖고 있는 것이 해군형 팬톰용뿐이어서 고증에 좀 안 맞아 망설이긴 했지만… 차이점은 인테이크 안쪽 팬에 블레이드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뿐이어서(큰 차이인가?) 눈 질끈 감고 그냥 써봤다. 하얀색 레진으로 잘 뽑혀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기포도 좀 보이고, 결정적으로 Fitting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 현 시점에서 구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1/72 Seamless Intake 제품군이라는 장점 외에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제품상태가 어떻든, Seamless Intake라는 아이템 그 자체가 주는 만족감이 큰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만들어 놓고 나면 이렇게 속(?)이 슬쩍 보이는데, 이 맛에 Seamless Intake를 쓰는 것 같다.

결합을 위해서 키트 부품의 가공은 필연적이다. XMM F-4 Intake의 경우, 사진의 동체 앞뒤 부품 외에도 하면(下面) 부품도 가공해야 한다.

Aires 노즐은 제대로 된 크기보다 다소 작기 때문에(노선익님은 크기를 키운 것으로 자작하셨다는데… 비법이 궁금하다), 키트에 그냥 붙이면 접착과 고정에 큰 문제가 있다. 인위적으로 수납공간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버너캔의 지름에 맞춰 플라스틱 판을 만(roll) 것인데, 그냥 두면 플라스틱 판의 탄성으로 형태 유지가 어려우므로, 접착력이 있는 라벨 테이프(모덱스 테이프)로 테두리를 감아줬다. 동체 부품과의 고정은 에폭시퍼티로 마무리.

공기흡입구와 노즐 세팅이 완료된 모습. (실기(實機)라면 공기흡입구와 노즐 사이에 ‘엔진’이 들어있겠지만, 모형은 이 정도가 전부다) 사진상으로는 두 별매품이 잘 결합된 것처럼 보이지만, 둘다 태생적인 문제가 있어서인지 Fitting이 결코 좋지 않다. 공기흡입구는 어마어마한 단차가 생기고, 노즐은 키트 부품보다도 약 10% 가량 크기가 작아 수납공간이 없으면 결합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콕피트는 역시 대표적인 별매품인 Aires #7272 F-4 Phantom II Cockpit Set를 사용. 엄청난 디테일에 혹해서 제품을 구입한 분들이 많겠지만… 생각외로 키트에 적용하기가 만만치 않다. 게이트 제거부터 보통 일이 아니어서 엄청난 양의 레진가루가 날리게 되는데, 가족들 건강(눈치?)를 생각하며 거실 작업실에서 가루가 날리지 않게 낑낑대느라 아주 힘들었다.

계기판은 Aires 세트의 에치 계기판과 키트의 데칼을 조합했다.

계기판을 제외하고, 콕피트의 다른 부분들은 에어브러싱과 붓을 이용해 칠했다. 에어브러시를 이용하여 약간의 명암색칠로 기본색을 올렸고, 사이드와 격벽의 콘솔/패널들은 시간을 들여 붓칠했다. 레진키트의 디테일이 크고 섬세하기 때문에, 예전에 F-14B 제작할 때처럼 데칼을 이용하기는 어려웠다.

이 때까지만 해도 ‘벌써 다 만들었나?’라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피토관과 AOA베인은 폴란드 Master의 #AM-72-036 제품을 사용했다. 코딱지만한 피토관과 AOA베인이 잘 들어갈 수 있도록 직경에 맞는 스테인리스 튜브를 심어주었다.

수평미익은 키트부품의 플라스틱 축이 잘 들어갈 수 있도록 플라스틱 튜브를 심어주는 정도로 끝냈다.

아… 별매품 콕피트를 심을 때, 좌우 기수부품이 잘 안 들어맞는다 싶어 좀 불안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콕피트 좌우가 뚱뚱해지는 바람에 중간캐노피 부품이 잘 안 맞는다. 강제로 벌려줘야 한다.

중간캐노피 부품이 닿는 곳에 굵은 곤충핀을 박아 지지대를 만들어 줬다. 여기에 맞게 중간캐노피 부품에도 구멍을 내줘야 한다. (투명부품에 아주 얕은 구멍을 내야 하는 작업이므로, 매우 신경을 써야 한다)

짠~! 완성. 강제로 벌려주는 것이므로, 자칫하면 투명부품이 쩍- 하고 쪼개질 수 있다. 끝까지 조심해야 한다.

(위에서 몇번 살짝살짝 밝혔지만) 사실 제작 착수 후, 약 2달간 나를 괴롭힌 건 이거다. Seamless Intake를 결합하며 생긴 거대한 단차. 가장 큰 단차는 좌측 동체와 주익 사이에서 발생했는데, 그 너비가 거의 2mm나 됐다. 플라스틱 판과 에폭시퍼티, 플라스틱 퍼티, 순간접착제 등 온갖 재료를 동원해서 메우기 작업을 했는데, 사포질이 거듭되면서 플라스틱 판이나 퍼티들이 (얇아지다 못해) 떨어져나가는 바람에 계속 고생했다. (패널라인은 당연히 다 없어졌는데… 사실 패널라인 따위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콕피트 오른쪽 뒷편과 공기흡입구 하면에도 단차나 틈이 크게 발생하는데, 좌측 동체에 비하면 가벼운 정도였다.

무장도 말썽이다. 키트의 파일런과 AIM-9 런처는 오류가 있다. AIM-9 런처를 별매 무장세트의 부품으로 바꿔주는데, 파일런과 결합시키기 위해서 약간의 가공이 또 필요하다.

AIM-9J와 Mk.82 폭탄은 Eduard 별매품을 사용. 항상 그렇듯 모든 결합부위에는 곤충핀을 박아 강도를 확보해주었다.

곤충핀을 박아주면, 무장세팅을 ‘미리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무장들의 결합 각도가 맞는지, 서로가 간섭하지는 않는지 등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어 좋다.

AIM-7 스패로 미사일은 하세가와 무장세트의 것을 그대로 사용. Eduard 별매품이 있긴 하지만, 동체 하면에 붙는 ‘조연급’ 미사일이어서 이번에 쓰고 싶진 않더라. 다만, 동체에 붙는 안정익의 두께를 얇게 갈아주고(갈아주지 않으면 AIM-7이 앞에서 봤을 때 +형태가 아니라 x 형태로 붙게 된다), 노즐을 만들어주는 정도로 디테일업 해봤다.

4분할로 작동되는 복잡한 캐노피 역시 F-4의 매력 중 하나다. Aires 콕피트 세트의 에치 부품을 사용하되, 실기 사진을 참고로 프레임(구조물)을 더해주었다. 캐노피 액츄에이터도 곤충핀과 스테인리스 튜브를 써서 새롭게 만들어줬다. (어지간해서는 이런 길쭉한 부품을 플라스틱으로 쓰는 걸 못 봐주는 성격이라…)

콕피트, Seamless Intake 등 다양한 별매품을 써서 ‘그럴듯한’ 팬톰을 만들어보자고 시작했는데… 보기와 달리 별매품과 키트의 궁합이 좋지 않아 너무나 고생을 많이 했다. 퍼티(또는 순간접착제) 바르기와 사포질을 거듭하면서 슬럼프도 크게 왔고… 다 접고 편하게 만들 수 있는 다른 비행기에 새로이 손을 댈까 고민도 많았다.

그래도 꾸역꾸역 하다보니 지금은 그럭저럭 다 수습이 됐다. (1/72가 아니었다면 아직까지도 해결이 안됐을 거다) 앞으로 다 지워진 패널라인을 다시 새겨야하는 부담이 있지만, 이 역시 시간을 들여 천천히 해나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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