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고민

요새 비행기를 제대로 만들지는 못하고
사재기만 왕창 한 다음에 배송돼오면 뜯어보지도 않고 쳐박아두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것이 모두 ‘만들 시간이 없다’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항상 ‘뭐 새로운 거 살 게 없을까’ 하며 해외 웹스토어를 뒤적거리는 수준이니
이정도면 거의 병 수준이다 싶기도 한데…

최근에는 이런 성향이 아주 극단까지 치달아
갖고 있는 1:48 키트와 개조세트, 데칼 등을 몽땅 팔아치우고
1:72로 통일해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들어버렸다.

얼마전 누구 선물로 만들어본 아카데미 1:72 P-47D 탓이다.
워낙 품질이 좋고 작업도 쉽다보니
‘이 참에 확 1:72로 전향해버려?’라는 생각을 먹기에 충분했던 거다.

사실 모형 다시 시작한 2000년도부터도
1:48이냐 1:72냐에서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장고(長考) 끝에 내린 결론은
‘모형박물관을 위해 1:48로만 통일하자!’는 거였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1:48은 비교적 고른 품질(상향평준화)을 보여준다.
2. 다양한 별매품, 다양한 데칼을 적용할 여지가 많다.
3. 숫자 72보다는 숫자 48이 어쩐지 더 안정적으로 보인다 (뭐냐, 이건…)
4. 내가 가장 좋아하는 F/A-18C가 1:72로는 제대로 된 제품이 없다.

하지만, 1:48을 몇 대 만들어보니 다음과 같은 단점이 드러났다.
(이미 예상한 것들이긴 하지만)

1. 체력, 도료 소모가 많다.
2.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3.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다보니 처음의 열기가 잘 식는다.

더구나 얼마전에 만든 P-47D의 경우에
예상외로 적당한 크기를 보여주었다는 점에 조금 놀랐다.
1:72는 코딱지만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덩치가 있던 거다.

이번에 아카데미에서 1:72 F/A-18C를 내놓는다고 한다.
기존 제품 수준으로만 나온다면
호넷 때문에 비행기를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나로서는
더이상 1:48을 고집할 이유가 사라질 것 같다.

1:72를 주력으로 하고,
가끔 대물이 그리워질 때 1:32 정도를 하드코어로 만든다고 하면
(이젠 스케일 통일에 대한 집착이 많이 사라진 듯)
그것도 ‘취미’로서 나름 멋진 선택이 될 것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1:48을 버리고 1:72로 완전 전향하기에는 너무 늦은 게 아닐까.
이미 벽 한 면을 가득 채운 사재기 물품들은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만약 내가 모은 1:48 제품을 왕창 사갈 사람이 있다면
난 당연히 1:48을 버리고 1:72로 전향하겠다.

‘벼룩시장에 내다 파시지 그래요?’

천만의 말씀…

판매목록을 작성하는 것도 일이다.
누가 일괄 구매 해주면 좋겠다 ㅡ_ㅡ

차라리 오프라인 벼룩시장 같은 것 없나?
내놓으면 잘 팔릴 거 같은데…
(나름대로 희귀한 게 많답니다. 관심있는 분 언제든지 문의~!)

6 comments

  1. 사진이라도 보여주면서 꼬셔야 넘어오죠~ ^^

    현중씨~ P-47 원래 한 덩치하는 녀석입니다.
    당장 머스탱을 잡으면 얼라리오?? 하게 될 걸요^^
    뭐, 현용 제트기 정도라면 사정이 달라지겠죠…특히 현중씨가 꽂힌 호넷 정도라면…

    그래…스케일 변경이라…
    결심은 가상합니다만,
    이거 시지프스의 신홥디다…
    그저 스케일 다변화만 될 뿐…상황은 결코 개선되지 않죠…ㅋㅋ^^;

    1. 스케일 다변화라…사재기병을 더욱 무섭게 가속화시키겠군요. 지금도 1:72 아카데미 프롭기를 몇대씩 사둔 판인데…흑흑…

    1. 사진이 한 방에 안 나와서…ㅡ_ㅡ;;; 키트와 별매품, 데칼의 산을 가만 두고 보고 있노라면, 이만큼 쌓아둔 거 어떻게 파나 싶어서(물리적, 심정적인 뜻 둘 다입니다) 다시 발길을 돌리기도 하고 그래요…;;;

  2. 흠.. 저랑 같은 고민을 하시는군요..
    특히… “3. 숫자 72보다는 숫자 48이 어쩐지 더 안정적으로 보인다 (뭐냐, 이건…)” 여기에 공감…을 합니다. ^^ 어떤 아이템이 있는지가 무척 궁굼하네요.
    사진이라도… 보여주세요. 궁금합니다.

    1. 1:48은 수집용, 1:72는 선물용으로 만들기로 잠정적으로 타협했습니다.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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