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27K ‘SEAD Flogger’

1:48 / Idea (Hobbycraft) + Miku MiG-23BN Conversion kit / 제작기간 : 2006. 5. 1 ~ 2008. 2. 24

참 오래도 걸려 만들었다. 거의 완구수준인 아이디어(하비크래프트) 키트를 나름대로 잘 만들어보겠다고 낑낑댄 게 벌써 2년 전이란다. 정말 끝도 안 날 것 같더니 결국 이렇게 완성이 되긴 하는구나.

이것저것 잡다하게 들어간 것들이 많다. 기본이 되는 아이디어 MiG-27D 키트에 체코 Miku Models의 MiG-23BN 컨버전 세트, Eduard 초창기에 나온 하비크래프트 MiG-23/27용 에치세트, MiG-23MF를 만들면서 남은 Kazan의 MiG-23 인핸스먼트 키트의 몇몇 부품들, 그리고 Kazan과 Tally-Ho!의 별매무장 등등… 게다가 자료집까지 두세권 샀으니 “돈지x”, “부르주아 모델링” 등등의 소리를 들어도 할말은 없지만 결과가 잘 나와준 것 같아 뿌듯할 따름이다.

MiG-27은 MiG-23을 베이스로 한 지상공격기 MiG-23BN에서 엔진을 개량하고 공기흡입구를 고정식으로 만드는 등의 개량이 가해진 기체로, 최종발달형인 K형은 기수 앞코에 거대한 2개의 TV 카메라가 특징이다. 이외에도 K형은 항법시스템 등의 개량으로 같은 시리즈의 주력이었던 MiG-23BN과 비교하여 작전 수행중 손실률이 1/3로 감소할만큼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었으나 너무나 비싼 가격 때문에 이후 전자장비 등을 간소화시킨 M형이 추가로 개발되게 된다.

제작에 착수한 이후에도 K형이나 M형이냐를 수십번 갈등했다. 왜냐하면 Miku의 MiG-23BN 컨버전 키트에 든 기수는 앞코에 TV카메라가 없는 타입이고, 여기에 굳이 TV카메라 하우징을 만들어 붙여준다면 TV카메라가 1개인 M형이 편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 키트에 든 기수는 버선코처럼 실루엣이 두리뭉실하여 완전히 못쓸 물건이다. 레이다가 없어 납작한 오리너구리 타입의 MiG-23/27 기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Miku의 기수가 반드시 필요했다)

K형을 만들려고 작심한 건 굉장히 멋있고 위압적으로 생긴 Kh-31 (NATO 코드명: AS-17 Krypton) 대 레이더 미사일을 꼭 달아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K형이 Kh-31을 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Kh-31을 시험운용하기 위해 개조된 기체는 (사진상으로 확인되는 바로는) 2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장무늬 선택의 폭이 확- 줄어버리는데다가 그 테스트기체(testbed)의 사진들이란 게  단편적인 몇장의 사진에 불과하여 위장무늬 패턴을 파악하기가 영 곤란했다.

이에 비해 M형은 사진자료가 풍부하고 색칠3면도를 구하기가 쉬워 다양한 위장무늬를 선택할 수 있었다. 구 소련 또는 동유럽 기체라면 아무래도 녹색, 진녹색, 탄(Tan), 어두운회색 등의 3~4개 색깔이 조합된 살벌한(?) 위장무늬가 인상적인데 M형을 선택한다면 이런 복잡한 위장무늬를 쉽게 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Kh-31을 단 터프한, 그렇지만 색칠하기가 영 곤란한 K형이냐, 아니면 색칠은 쉽겠지만 무장이 마음에 안드는(물론 M형도 Kh-29 같은 거 4발 달아주면 꽤 뽀대가 나지만 난 Kh-31을 꼭 달아주고 싶었다고!!!) M형을 만드느냐의 고민이 거듭됐던 거다. 그리고 고민의 결과는… 지금 보고 계신 바 그대로다.

위에서 이 Kh-31의 MiG-27K 테스트 기체가 사진상으로 볼 때 2대에 불과하다고 적었는데, 그 중에 한 기체를 찍은 사진은 너무나 화질이 열악하여 위장무늬를 도저히 판독할 수 없다. 나머지 한 기체는 비교적 사진이 많은데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 몇색 위장인지도 알아볼 수 없고 상면의 위장도 파악할 수 없다.

그래서 위장색의 선정과 위장무늬의 패턴은 사진을 뚫어지게 쳐다본 후 나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Su-22 등 비슷한 종류의 러시아 공격기들을 참조하여 나름대로 선정한 위장색은 녹색(78), 검은녹색(116), 탄(Tan, 118), 초콜릿(98) 등 네 가지다. (괄호안은 험브롤 에나멜페인트 번호)

기수부분은 물론이고 동체에도 각종 안테나가 증설되어 있다. 곤충핀, Eduard 에치, 플라스틱 쪼가리 등 다양한 재료를 써서 안테나들을 재현해주었다.

TV카메라가 없는 MiG-23BN 컨버전 세트의 기수를 쓸 때부터 고민이 많았던 K형 특유의 대형 TV카메라 하우징 2개. 투명부품을 박아넣을까 어쩔까 고민은 많이 했지만 정작 다른 개조포인트들에 신경이 팔려 이 부분은 그냥 색칠로 대충 수습. 기수 앞코에 달린 탄환모양의 센서(안테나?)는 에폭시퍼티로 만들어준 것이다.

기수 옆의 보강판은 보안상의 문제인지 (타미야에나멜 XF-5를 바로 떠올리게 하는…) “그냥 녹색”으로 급히(?) 가려져있어 묵직한 분위기의 위장색들과 동화되지 못하고 좀 ‘깬다.’ 이걸 그냥 위장색으로 칠하고 기체번호 같은 걸 데칼로 붙여줄까도 생각해보았으나, 이제까지 고증에 매달려왔으면서 이것만 내 맘대로 칠한다는 게 영 찜찜해서 두 눈 딱 감고 원래 기체와 동일하게 칠해주었다.

계기판은 Eduard 에치를 사용. 여기에 쓰인 MiG-23/27용 Eduard 에치는 제품번호가 48-00x 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만큼 초창기 제품인 거다. 그래서 그런지 계기판도 좀 엉성했고 영 엉뚱한 부분에 에치를 바르라고 하는 등 여러모로 미흡한 점이 많은 제품이었다만… 5년전(아니 벌써 5년전이군!!!) 캐나다에 어학연수 갔을 때 사온 거라 재고처리 차원에서 군소리 없이 사용해주었다.

계기판 위의 대시보드(?)는 플라스틱 판 같은 걸로 대충 만들어주었고, 시트는 원래 키트에 든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공기흡입구 옆에 튀어나온 안테나 페어링 역시 에폭시퍼티로 만들어주었다. 캐노피 뒤의 기만용 거짓캐노피 그림은 기체 옆 사진에는 분명히 나와있지만 상면 사진을 도저히 구할 수 없어 대충 색칠. 트럼프의 스페이드(♠)와 비슷하게 된 것 같다.

Kh-31 대 레이더 미사일은 Kazan사의 제품이고 왼쪽 두번째의 KAB-500L 폭탄은 체코 Tally-Ho! 제품이다. 중앙의 프로그레스 포드와 그 오른쪽 뷰가 ECM 포드는 모두 자작.

MiG-23 후기형 및 MiG-27K형에만 달 수 있는 BVP-50-60(KDS-155) 채프/플레어 디스펜서는 Kazan의 MiG-23 인핸스먼트 키트에서 따온 기부에 자작부품을 붙여 만든 것. 동체에 튼튼하게 고정시키기 위하여 철심을 각각 2개씩 박아주었다.

동체 색칠을 모두 험브롤 에나멜로 했으므로(아, 하부는 GSI락카 H115로 칠했구나…) 웨더링은 섣불리 유화물감 필터링을 시도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인형 칠할 때처럼 유사색을 덕지덕지 바른 후 붓빨이 용액으로 가볍게 쓸어주어 블렌딩하는 식으로 처리. 그 후 먹선을 무광검정 에나멜로 넣어준 뒤 데칼링. 데칼은 키트 안에 든 기본 데칼에서 별 6개를 따서 붙이는 것으로 끝냈다. Kazan MiG-23 인핸스먼트 키트에 들어있던 풀스텐실 데칼을 다 붙여버릴까 생각도 했으나 너무 힘빼는 것 같아 관뒀다.

최종코팅으로 덜코트를 한번 뿌려줬다. 제트기에 최종코팅으로 덜코트를 뿌린 건 사상 최초지만, 지상공격기답게 탱크와 같은 터프함을 살리고 거친 붓질 웨더링을 무마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선택이었다. 반짝임이 없어 덜 장난감 같아 보인다는 의외의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이로써 E.Europe 카테고리에도 비행기 하나가 추가되었다. 처음에 생각했던 러시아기 특유의 살벌한 위장무늬가 아닌, 비교적 얌전한 위장무늬의 기체라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내 진열장에 ‘붉은 별'(Red Star) 하나 띄웠다는 것에 의미를 두려고 한다.

자, 그럼 이제는 F-4 USN/USMC 카테고리를 채워넣으러 가볼까? 해골바가지와 붉은 악마를 데리고 다시 올테니 다들 응원해주시길…

9 comments

  1. 아 진짜 최고네요!
    저도 만들어보고 싶지만…어느메이커에선가 신금형으로
    나올떄까지 참아볼랍니다 ㅠㅠ

    1. Roden은 개발계획 도중 취소됐고, 기대주인 트럼페터에서는 여태까지 소식도 없고…그래서 그냥 만들어봤습니다. 나중에 진짜 나오면 또 만들죠 뭐. 중원님도 그때까지 하나 잡아보시죠~ ^^;

  2. 정말 잘 만드셨고 촬영에도 완벽을 기하시어 비행기가 더욱 빛이 납니다! 촬영 소품(테이블보)에서도 생활의 지혜가 느껴집니다.
    -재활용 분홍보자기는 혐만상사, 혐만상사 대표 혐만(자매품 붕붕이)-

  3. 안녕하세요.
    메일 주소를 몰라 대신 방명록에 메시지 남깁니다.
    2001년경 윈드토커 시사회 당시 님의 도움으로 오우삼 감독님
    께 사인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그때 사인을 받은 엘디 커버를
    컬러복사해드리기로 했었는데, 이런저런 일로 오늘에까지 이
    르게 되었습니다. ^^;

    A3 용지로 컬러복사후 포장까지 마쳤는데, 님의 연락처와 주
    소를 몰라 헤메던 중에 구글링으로 블로그를 찾았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마음이 찜찜했는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주시면 훌훌 털 수 있을것 같습니다.^^

    gelarut@gmail.com 으로 주소와 연락처 보내주시면 등기
    또는 일반우편으로 보내드릴께요. 반드시 받으셨으면 좋겠
    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보내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언제나 행복하세요.^^

  4. 우아…. 언제 작업 하셨데요? ㅇ.ㅇ 멋지네요. 1/48 Kh-31 미사일 도 멋지구…참으로 멋지십니다.

    1. 동근님 오셨군요. 요새는 제작이 뜸하신 것 같던데…어서 완성작 근사하게 뽑아내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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