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4D VF-31 Tomcatters

1:144 / Revell + Dragon / 제작기간 : 2008. 3. 16 ~ 2008.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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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MiG-27K를 끝낸 이후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착수했다. 그 중 하나가 이번에 소개할 Revell + Dragon의 F-14 함상디오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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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만들어본 1:144 비행기이자 최초의 디오라마다. 비록 이제까지 제대로 된 디오라마로 여겨본 적 없는 함상디오라마지만(AFV하는 분들의 멋진 밀리터리 디오라마와 비교할 때 함상디오라마는 확실히 밋밋하다), 비행기를 제외한 인형들과 정경, 디오라마 베이스와 명판 제작 등을 비교적 쉽게 접근해본다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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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디오라마 세트는 홍콩 Dragon사에서 발매되고 있다. Dragon의 1:144 스케일 비행기 시리즈는 초창기 라인업의 품질이 딱 장난감 수준이어서 시장에서 크게 호응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 이 함상디오라마 세트도 시리즈 초창기에 F-14A와 함께 패키지로 발매된 것인데, 조악한 품질의 F-14A에 비해 그럭저럭 봐줄만한 정도의 품질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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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라마의 주역인 F-14D는 독일 Revell사의 제품으로, 역시 1:144 스케일이다. 독일 Revell사는 홍콩 Dragon이 연 1:144 스케일 비행기 시리즈에 뒤늦게 합류한 셈인데, 금형을 우리나라에서 제작하여 매우 뛰어난 품질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협력선인 에이스를 통해 국내발매된 버전을 구하고 싶었으나 인터넷 웹스토어마다 모조리 품절이었고, 데칼도 가급적 좋은 것을 구하고 싶어 가격이 2배나 비싼 독일 Revell제를 일부러 구입해 만들었다.

차차 설명드리겠지만 나의 주특기인 과소비 모델링은 여기서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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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Revell의 F-14D 키트에는 VF-101 그림 리퍼즈와 VF-213 블랙 라이온즈의 데칼이 들어있다. 이 중 VF-101은 함상전개를 하지 않는 지상훈련부대이고, VF-213의 경우는 부대마킹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무장도 피닉스만 6발이 들어있기 때문에 LANTIRN과 LGB를 달고 싶은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Dragon의 신금형 F-14D를 1대 더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Dragon의 신금형 F-14D는 자사의 1:144 라인업 초기에 발매된 완구 수준의 F-14A를 기본으로 D형 무장을 신금형으로 추가시킨 ‘유사 신제품’이라 할 수 있다. (1키트에 2대가 들어있다) 본체인 F-14는 예전 금형이라 볼품없지만 새로 제작된 무장부분은 매우 정밀한데다 내용물도 풍부하기 때문에 권할만하다. 더구나 데칼마저 인기 높은 VF-31 톰캐터즈라 구입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데칼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편, 항모갑판 디오라마를 위해서 최근에 발매된 EF-18G Growler on CVN Deck를 구입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모두 품절이라 해외 웹스토어를 이용하여 입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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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ell제 F-14D는 완전 신금형 제품이어서 그런지 패널라인도 또렷하고 정밀도도 최고수준이다. 다만, 기수의 볼륨이 약간 어색한 느낌이 있는데 1:144라는 작은 스케일에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Dragon의 조악한 F-14 키트로부터 파일럿을 따와 조종석에 앉혀주었다. Revell의 F-14D에는 파일럿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인데, 발함자세를 재현할 것이므로 파일럿 탑승이 꼭 필요했다.

노즈기어는 EF-18G의 것을 이용했다. Dragon의 EF-18G 항모디오라마 세트는 오래된 항모디오라마 세트에 완전신금형 EF-18G를 패키지로 묶은 상품인데, 이 신금형 EF-18G의 품질이 놀랍다. 노즈기어도 평상시와 발함시 2가지가 제공되기 때문에 이렇게 따다 쓸 수 있다.

캐터펄트 스테이션의 사출기구는 자료사진을 보고 자작했는데, 원거리에서 찍은 사진들만 보고 자작하다보니 모양이 크게 틀렸다. 이런 건 꼭 자작한 이후에 디테일한 사진을 보게 되더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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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익도 발함상태로 개조. 키트(Revell) 날개의 플랩을 P커터로 쓱쓱- 그은 다음 적당히 구부려주고, 틈새에 플라스틱 가늘게 늘인 것 등으로 각도를 확보해준 게 다다. 하지만 마스킹을 하고 흰색-빨간색의 순서로 에어브러싱을 한 것은 1:48 스케일 비행기 만들 때와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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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미익도 발함상태로 개조. 키트의 것을 잘라내고 다른 키트의 수평미익을 가져와 철심을 박고 꽂아주는 식으로 만들었다. Revell제 F-14 1개, Dragon제 F-14 2개(트윈 패키지)… F-14만 3대여서 부품걱정 없이 수평미익을 가져다 쓸 수 있었다. (수평미익을 잘라낸 부위만큼 사이즈가 줄어들기 때문에 한 키트만으로는 다소 문제가 있다)

노즐은 Revell제인데 보시다시피 정밀도가 몹시 뛰어나다. D형이므로 노즐기부를 퍼티로 메워주어야 하지만, 귀찮아서 안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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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 키트에 든 것은 분명히 VF-31 톰캐터즈 마킹(카르토그라프 인쇄로 품질만큼은 최상이다)이지만, 코드레터(AJ)가 수직미익 안쪽에 찍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바란 건 펠릭스가 든 폭탄 아래로 작게 NK 등의 태평양함대 코드레터가 찍힌 거였는데… 결국 데칼 때문에 Dragon 키트를 샀으면서 키트의 데칼을 쓰지 않게 된 것이다.

…그래서 또 데칼을 샀다. (-_-;;;)

1:144 스케일의 ALPS 프린팅 데칼을 판매하는 Starfighter Decals의 웹사이트 : http://www.starfighter-decals.com/

동사의 #144-106 데칼을 구입했는데… 프린터로 출력한 데칼이어서 그런지 수직미익의 붉은 색이 얼룩덜룩하고 인쇄상태가 좋지 못했다. 결국 전체를 마스킹해서 빨간색을 올리고 펠릭스만큼은 스타파이터 데칼에서 따왔다. (Dragon 키트에 든 인쇄상태 좋은 데칼을 쓸 생각도 했으니 펠릭스 크기가 너무 작아 포기) 펠릭스 앞의 NK는 화방에서 파는 레터링지를 판박이 해서 해결.

즉… 이 수직미익 하나를 위해 Dragon 키트, 별매데칼, 레터링세트 등 다양한 옵션들이 총동원되었던 것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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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ell제 F-14의 뛰어난 패널라인이 돋보이는 곳은 단연 동체 상판이다. 사진이 좀 푸르게 찍혔지만 이 패널라인을 살리기 위해 유화물감과 에나멜을 사용해 나름대로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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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은 LGB x 2, LANTIRN, AIM-7 x 1 (이상 Dragon), AIM-54 x 1, AIM-9 x 2 (이상 Revell) 조합으로 달아줬다. Revell 키트 데칼은 무장데칼도 푸짐하게 들어있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데칼작업할 때는 코딱지보다도 작은 녀석들을 붙이느라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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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탱크 앞에 붙은 깜찍한 펠릭스 마킹은 Dragon 키트에 든 카르토그라프 데칼을 사용한 것. 급한대로 별매데칼을 사다 쓰긴 했지만 ALPS 프린터로 인쇄한 ‘가내수공업’ 형태의 데칼과는 비교가 안되는 고품질이다. 이외에도 어지간한 마킹은 가급적 Dragon 키트의 데칼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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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 위에는 키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모든 인형과 부속품들을 늘어놓아 보았다. 고증과는 다소 거리가 멀고, 인형의 포즈를 최대한 살리고 풍경을 아기자기 하게 꾸미는 데 역점을 두고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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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선 갑판 문제… 사진상으로 볼 때 항공모함의 갑판은 매끈한 아스팔트 평면이 아니라 마치 거친 담요를 덮은 듯 하다. 1:72나 1:48 스케일에서 항모 디오라마를 할 때 사포를 쓰는 분이 있는 것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1:144 스케일에서는 그냥 비슷하게 색칠해주는 식으로 끝낼 수밖에 없었다.

배수구는 하세가와 템플릿세트에서 크기가 맞는 원형 구멍만 남기고 나머지를 모조리 마스킹한 다음, 남은 구멍을 위치에 대고 에어브러싱 해주는… 그런 방법을 썼다. 몇번씩 뿌려도 시너로 닦아내고 또 뿌리고 하면 되니까 종이나 필름 등으로 마스킹하는 것보다 훨씬 편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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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D(제트 블래스트 디플렉터)는 6매가 1조다. 뒷면은 그럴 듯 한데, 앞면이 그냥 통짜로 사출되어 매끈하다. P커터로 금 5개를 내서 앞면 역시 6매로 보이도록 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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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터펄트 스테이션에서 주바퀴가 닿는 부분에는 미리 작은 심을 박아놓았다. 물론, 비행기 주바퀴에는 이에 대응하는 구멍을 뚫어주었다. 단순히 순간접착제 등으로만 고정시켜 놓으면 접착상태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모든 인형들과 차량 역시 이렇게 철심을 박아 베이스에 고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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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안쪽을 보면 이렇게 철심 박은 자리를 에폭시퍼티로 마감처리 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베이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이렇게 속을 비워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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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유도요원은 노란색 베스트(조끼)인데, 모든 인형이 다 노란색만 입고 있으면 심심하므로 베스트 색깔을 적절히 배분해서 색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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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인차량은 2000년대 이후로 모두 백색으로 통일되었다 한다. 예전에 나온 자료들에는 소방차 흰색, 견인차 노란색으로 되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Dragon 키트의 설명서에도 그렇게 나와있고, 한대는 노란색으로 칠하는 게 더 ‘예뻐’ 보이겠지만, 나는 2000년 이후의 장면을 재현했으므로 견인차도 흰색으로 칠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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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제작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기본재료는 MDF인데, 유명한 손잡이닷컴에서 MDF, 톱, 비스, 무늬목시트 등 부수재료를 모두 구입했다.

그런데 분명히 치수대로 주문을 했는데 갑판 크기보다 약 1~2mm씩 MDF 사이즈가 큰 거다. 이걸 갈아내자고 대패를 살 수도 없고… 가장 굵은 200번 사포를 갖고 화장실에서 2시간을 박박 갈아냈는데 대체 줄어드는 낌새도 안 보이고 돌아버리겠더라. 결국 다음날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 을지로 공구상가에서 구입한 블랙앤데커 자동사포기계로 해결을 했다. (자동사포기계, 지금 마루 서랍장 속에 그대로 잠자고 있다 ㅠㅠ)

표면은 화방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얇은 나무판(발사판이라고 하던가?)을 두르고 유화물감 로우엄버로 서너번씩 색을 올려주는 방법으로 마감했다. 무늬목 시트를 붙일까도 했으나 기왕 나무판으로 마무리한 것, 자연 그대로의 나뭇결을 그대로 살리고 싶어 유화물감으로 처리했다.

밑단에는 조각목을 둘렀다. 단순한 탑(monolith)형 베이스보다 이렇게 조각목을 한 단 둘러주는 것이 훨씬 고급스러워보인다. 이것도 역시 화방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이 조각목의 존재와 재단방법, 구입처 등은 mmzone의 최재원님께 도움을 받았다. 이 자리를 빌어 거듭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최재원님의 디오라마 베이스 제작법 (mmzone) : http://www.mmzone.co.kr/articles/article_view.php?id=28

동판은 회사건물 지하에 있는 문방구에 주문하여 제작했다. (1장에 1.5만원) 최재원님이 가르쳐주신대로 컬러프린트에 인쇄해서 붙일까도 했으나 기왕 만드는 거, 제대로 해보자 싶어 동판으로 밀어부쳤다.

여기도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이(…) 처음에 받아온 동판을 베이스에 붙이다가 동판 표면에 순간접착제가 묻어 표면의 검은색 피막이 찌익- 벗겨지는 대참사가 벌어진 거다. 결국 명판 붙이기에 실패하고 동일한 명판을 1개 더 제작.

완성이 3일 늦어진 것은 물론이고, 불필요하게 명판제작비도 2중으로 든 셈이 되었다. 과소비 모델링은 끝도 역시 과소비였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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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렇게 만들어보고 싶던 디오라마를 하나 완성시켰다. 소위 지면작업(Groundwork)도 없이 단순하고 심심한 디오라마지만, 그래도 ‘해봤다’라는 데 의의가 있겠다.

마지막으로, 좁쌀만한 부품과 인형을 붙들고 끙끙대던 남편한테 ‘잘돼가?’ 라며 차도 끓여주고 작업 진척상황도 체크해주던, 이해심 많은 집사람에게 이 작업의 공을 돌리고자 한다. 마눌님 만세!!!

10 comments

  1. 뭔가 스케일에 안어울리게 엄청 부르조아틱(…)한 모델링이 되버렸군요……;;

    1. 전설의 M마왕님이 맞으신지…;;; 대가께서 누추한 곳까지 들러주셔서 감읍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저의 부르주아 모델링은 계속 될 것 같습니다. 워낙 어릴 때부터 마음대로 모형 못 만들어본 것에 한이 맺혀서요…-_-;;

  2. 작은 일도 마눌님께 공을 돌리는 자세가 훌륭… 신혼의 고소함이 향긋~
    다음 포스트도 빨리 올려주세요~

    1. 마눌 얘기 안 쓰면 밥 안준다길래…ㅠㅠ
      다음 포스트도 기대해주세요~ (이번 글처럼 오래 걸리진 않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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