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00 USAF

1:48 / Lindberg

해군기 사재기가 어느 정도 진정기에 접어들었을 무렵, 갑자기 미 공군기, 그 중에서도 센츄리 시리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또 날렵하게 생긴 F-100 수퍼 세이버 키트를 살펴보다가 1:48은 모노그람제가 유일하지만 그게 절판이라는 걸 알고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어느 인터넷 쇼핑몰에 한정판매로 이 린드버그제 1:48 키트가 올라와있는 것이 아닌가? 통장은 자꾸 바닥을 향해 가는데도 ‘한정판매’라는 말에 혹해 에어픽스 1:48 버캐니어와 함께 이 키트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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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를 열어보고 신음소리 지른 것은 아마 이 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_-;;; 우산살처럼 가운데에서 사방으로 뻗어나간 런너에 부품이 다 붙어있고 그 런너가 우산접히듯 고이 접혀있는 엽기적인 키트가 내 눈 앞에서 수줍은 듯 다소곳이 웃음짓고 있었다. -_-;;;; 모노그람제가 절판된 이후 1:48 F-100으로는 보기 드문 제품인지라 린드버그제의 악명높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문했던 것인데 이 놈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것이다!!

결국 이놈은 마침 구입한 에어브러시의 첫 제물이 되어 베트남 3색 위장을 뒤집어쓰게 되었다. 조립? 접합선 수정도 안했다. -_-;;;;; 이 키트에게 조립이란 오로지 색칠연습을 위한 준비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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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피트에는 계기판도 없다. 계기판이 데칼이네 뭐네가 아니라 ‘판’ 자체가 없다. -_-;;; 인형을 신경쓰고 색칠해주어 시선을 분산시키는 방법을 썼다. -_-v

동체에는 빽빽히 (+)몰드로 리벳이 나있는데 완전 엉터리다. 순전히 바둑판식으로 나있고 히스테리 걸린 원형사가 만들었는지 리벳 수도 징그럽게 많다. 패널라인도 (+)몰드인데 역시 완전 엉터리인데다 그나마 몇 개 없어서 리엔그레이빙 연습삼아 P커터로 다 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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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익 플랩과 수직미익 러더, 수평미익은 가동식이지만 완전히 장난감 수준이고 그나마 쓸모있는 것은 내부에 재현된 엔진 뿐이다. 동체길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이 때문에 무게중심이 뒤로 쏠려 앞에 무게추 안 넣어주면 고개가 들리게 된다) 동체 안으로 수납되는데 실제 엔진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눈에 보이는 디테일은 꽤 괜찮은 편이다.

다만, 점검창을 열어도 1/6 정도밖에는 안 보여서 껍데기에는 신경 안 쓰고 잘 보이지도 않는 엔진에 신경을 쓴 메이커측의 의도에 고개가 갸우뚱해질 따름이다. 예전 키트들은 이렇게 엔진재현된 게 좀 있다고 그러는데 이것도 그 부류인가? ^^

하여튼 엔진은 보이는 부분에만 흑철색을 칠하고 알루미늄, 크롬실버로 드라이브러싱해줬다. 또, 원래는 개폐식인 엔진점검창 한쪽에 핀바이스로 구멍을 파서 철사로 지지봉을 꽂아줬다. 표면에는 은색으로 페인트 벗겨진 효과를 흉내내봤는데 생각만큼 잘 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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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세이버는 은색 아니면 베트남 3색위장인데 ‘어차피 연습할 거, 빡세게 하는 거야!’ 하면서 위장무늬에 도전해봤다. 군제락카 303, 309, 310번을 사용했고 정석대로 지형을 만들어 에어브러싱 해줬다.

자세히 살펴보면 베트남 3색위장도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갈색을 베이스로 하고 그 위에 진녹색이 덮이면서 그 둘의 경계에 옅은 녹색이 브릿지를 넣는 식으로 3색이 비교적 같은 넓이로 도색되어야 한다. 하세가와 키트처럼 질 좋은 삼면도가 있더라도 이 위장무늬 패턴의 공식을 알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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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은 역시 군제락카 311번. 무장은 키트에 포함된 미사일들이 너무 조잡해서 연료탱크만 달아줬다. (저놈들도 실제보다 사이즈가 작은 엉터리다) 가운데의 배꼽(?)은 왼쪽에 보이는 스탠드를 꽂는 구멍이다. ^^

개인적으로는 랜딩기어까지 조립하여 주기상태를 재현하는 편을 좋아하지만 이놈은 랜딩기어 자체도 형편없고 무게중심이 뒤로 쏠려있어 자꾸 엉덩방아를 찧는터라 스탠드를 썼다. 마음에 안들면 언제라도 스탠드에서 빼서 ‘비행기는 날라고 있는 거야!’ 하면서 던져버릴 수 있도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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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를 이용해 세워둔 모습. (앗, 캐노피 안 닫았다~)

마킹은 모두 데칼을 썼다. 데칼은 인쇄상태도 별로 좋지 않고 은색기체를 만들 것이 아니면 사용할 게 별로 없다. 스텝라인 같은 것이 데칼로 찍혀있는데 이건 은색기체용이지 베트남 3색위장 기체에는 쓰지 않는다. 수직미익의 SM, 580, 국적표시 정도만 따다 썼다.

더 엽기적인 것은 설명서에 데칼링 가이드도 없다는 것이다!!! 상자그림 보고 알아서 붙이라는 식이다. -_-;; 당연히 미공군의 무슨 부대 마킹인지도 알 수 없다. 제목에 그냥 두리뭉실하게 USAF라고 한 것도 그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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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 아랫 부분의 이름판은 은색으로 밑칠하고 금색으로 드라이브러싱해줬고, 캐노피는 마스킹테이프가 아닌 마스킹졸을 이용해 마스킹 해줬다.

2만원이라는 가격이 너무나 아까운 키트다. 더구나 이놈을 완성하고 얼마 안 돼 모노그람 F-100이 재판되었을 때 느꼈던 허탈감이란…-_-;; (몇천원 더 모아서 모노그람제를 사겠다) 어쨌거나 다른 놈들은 현재 그래도 나의 특별관리를 받고 있지만 이놈은 현재 마루 TV 위에서 먼지를 뒤집어쓴채 초라하게 살고 있다. (뭐…아카데미 1:72 F-14A는 대파됐으니 그놈보다는 낫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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