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 스케일 탱크 만들기

(아쉽게도 사진은 엄쓰…^^;;;)

샌디에고에 괜찮은 모형점이 없다는 사실은 일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다. 다만, 이제는 LA의 큰 모형점에 가서도 별반 흥미를 못 느낄 지경이 되어버린지라, 물건구색이 변변치 않다고 샌디에고 모형점을 모두 폄하하기에는 미안한 마음도 있다. 뽀~*님의 추천대로 ‘초심’으로 돌아가 접착제 하나만 갖고 색칠 없이 가볍게 조립할 키트를 구하기에는 샌디에고 모형점도 그리 나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결국 최근에 아무래도 ‘조립식을 좀 해야 쓰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키트 몇 점을 샀다. ‘LA(브룩허스트 하비즈)에서 사라고 할 때는 안사고…’ 라는 집사람의 눈총을 받으면서 구입한 것들이다.

1. 이탈레리 1:72 T-34/76 전차
2. 트럼페터 1:72 일본 육상자위대 74식 전차
3. 타미야 미니4WD 와일드 윌리 쥬니어

이상 3점인데, 3번 와일드 윌리 쥬니어는 어릴 때의 추억을 되살려보고자 소장용(한국 가서 제대로 만들어볼 계획)으로 산 것이니 1~2번 1:72 스케일 탱크들이 주된 구입품목인 셈이다. 요새 들어 부쩍 관심이 가게 된 스케일(1:72)이자, 아이템(탱크)들이다.

사실 1번 이탈레리(옛 ESCI) 1:72 T-34/76은 캐나다 어학연수 시절 하숙집 방에서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녀석인데, 작은 크기에 비해 놀랍도록 섬세한 디테일과 완성후의 품새 등이 마음에 쏙 들어 다시 만들어보고자 집어들었다. 이 키트를 통해 1:72 AFV를 다시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트럼페터의 일본 육상자위대 74식 전차도 꽤 만들어보고 싶던 키트였다. 원래 비행기를 주종목으로 택하지 않았다면 현용전차를 택했을 정도로 2차대전 이후 현용전차에 관심이 큰데(제원 따위는 모르고 그냥 모양만…) 특히나 육상자위대의 자체개발 전차들은 예전 타미야 카탈로그에서 본 멋진 제작례들이 인상 깊어 그런지 지금도 마냥 멋있게 보이기 때문이다. (포방패 위에 거대한 서치라이트를 올린 74식 전차의 모습은 아직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어쨌거나 오늘은 주말 내내 나를 괴롭히던 숙제도 다 끝냈고, 학교수업도 비교적 일찍 끝나 밤에 여유시간이 좀 있었다. 그간 사다놓고 만들 기회가 없던 1:72 스케일 탱크들을 좀 만들어보자 싶어 74식 전차부터 상자를 열어 제작에 돌입했다. 하지만, 첫 단계부터 난관. 후끈 달아올랐던 의욕이 바퀴를 조립하면서 확! 식어버린 것이다.

74식 전차는 한쪽에 주행륜이 5개 밖에 없어, 전차치고는 주행륜 개수가 적은 편임에도 양쪽에 10개, 총 부품 20개를 자르고 다듬으면서 슬슬 귀찮음을 느끼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_-;; 결정적으로 깨알만한 견인고리 한쪽을 바닥에 떨어뜨려 끝끝내 못 찾은 것이 의욕을 팍! 꺾어버렸다. (여기 집, 다 카페트 바닥이다. 절대 못 찾는다)

그간 항상 현용전차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던지라 당황스러움이 컸다. 마치 비행기를 조립할 때 콕피트라는 거대한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의욕이 식는 것과 비슷한 경우인 거다. 아무래도 비행기(제트기)에 전념하라는 하늘의 계시 같은데…

탱크가 비행기보다 여러모로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건 사실 같다. 별매품도 많고, 디오라마로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많으니까. 마스킹 따위, 데칼이 노래질 걱정 따위, 안해도 그만이다. 색칠과 웨더링을 하면서도 굳이 에어브러시를 쓸 필요 없이 붓으로 ‘깨작깨작’ 대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I’m serious)

그런데 왜! 왜! 바퀴에서 힘빼게 만드냐고….-_-

‘포… 88 같은 거 한번 만들어보시죠’

…물론, 88… 생각해봤다. 그런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 (드래곤 88, 물경 5만원 돈이다) 가볍게 만들기에는 너무 부담되는 가격이다. 하세가와 1:72 스케일 88은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최근의 1:72 스케일 키트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제 88도 1:72 스케일로 신금형 하나 나와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소프트스킨은 논외로 하자. 남자다운 박력이 없다, 소프트스킨은. -_-;;

…… 며칠 뒤에 다시 상자를 열고 74식을 다시 손대긴 하겠지만, 오늘의 이 김빠짐은 굉장히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어디, 아기자기하게 만들어볼만한, 구하기 쉬운 1:72 스케일 AFV 키트 없을런지…?

2 comments

  1. 초심…ㅎㅎㅎ ^^
    AMS 환자들에게 1/72 AFV는
    날카롭게 맞아 떨어지는 최근 제품 아니고는 좀 성에 차지 않을 것 같네요.
    특히나 이탈레리의 두루뭉술한 녀석들은…영…ㅡㅡ;

    개인적으로는 1/35 소프트 스킨을 모으곤 했는데
    요즘은 아이템이 늘어가고 있는 1/48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결국 스케일 및 장르 다변화일 뿐…크크큭 ^^;;

    1. 이탈레리 1:72 스케일 T-34는 이탈레리 1:35 스케일 AFV들과 달라서 굉장히 괜찮더군요. 금형을 우리나라에서 파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 그리고…순혈주의는 종의 다양성을 해쳐 장기적으로 모형생태계를 황폐화시킬 수도 있다는군요. –; (변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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