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D 피토관

러시아인지 우크라이나인지, 국적은 모르겠지만 PVD라는 회사가 있었다. ‘피토관'(Pitot tube)의 러시아말인 ‘Priyomnik Vozdushnogo Davleniya’의 약자라고 하는데… 회사 이름 그대로 묘하게 생긴 러시아 기체들의 피토관만을 전문적으로 내놓아 미국쪽 모형수입상인 Linden Hill Imports에 잠깐 납품하고 휙~ 사라져버린 수수께끼의 회사다.

몇 년전 어느날, 아주 오랜만에 Linden Hill Imports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이 신기한 물건이 보이길래 주문을 하려 했더니 정작 구하고 싶던 Su-17/22, Su-25는 그새 품절. 며칠만 더 일찍 들어왔으면 구할 수 있었을 것을… 땅을 치며 후회해도 때늦은 후회. 그렇게 PVD와의 인연은 멀어지는 듯 했는데…

몇개월 뒤 같은 사이트를 다시 들어가보니 PVD 제품이 소량 재입하되었다는 공지가 떠있었다. 그제서야 정신차리고 구하려는 아이템을 모조리 쓴 다음 이메일로 주문을 넣었다. (원래 해외 인터넷쇼핑은 보안서버로 된 웹스토어 아니면 잘 이용 안하는데… 이메일로 주문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을 거다) 그래도 Su-17/22는 역시 품절상태라 구할 수 없었고 아쉬운대로 나머지 5종만이라도 확보할 수 있었다는 데에 위안을 삼기로 했다.

그 후에도 PVD 제품을 구하기 위한 나의 노력은 계속 됐다. 한 두 해 후, 우연히 발견한 우크라이나 웹스토어에 이 PVD 제품군이 올라와있는 걸 보고 환호하며 Su-17/22 피토관이 있느냐고 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역시 그 제품만 없다는 절망적인 답변. 가장 복잡한 모양의 피토관을 갖고 있어 이 PVD 제품이 필수적인 Su-17/22만큼은 이제 정말 못 구하나보다 하며 체념하고 있던 차에… 우리나라 사이트 MMZ에 뜬 PVD 피토관 제품의 리뷰를 발견!!

우리나라 사이트에서 이 제품의 소개글(그것도 사진까지 포함된 정식리뷰!!)을 보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는데… 꿈이냐 생시냐 싶었다. 더구나 희망적이었던 것은 리뷰를 올리신 한기철님께서 ‘Su-17/22는 피토관만 놔두고 정작 키트는 벼룩시장에 팔아버렸다’라고 쓰셔서 입수의 가능성이 높아보였다는 것. 결국 몇번의 메일흥정을 거쳐 높은 가격을 주고 Su-17/22 피토관을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 결국 이 글은 리뷰를 가장하여 나의 PVD 피토관 콜렉션이 완성되었음을 알리는 자랑질(?) 포스팅.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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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줄 왼쪽부터 차례대로 MiG-19, MiG-23, MiG-29, Su-17M3/M4 (Su-22M3/M4), Su-25, Su-27용이다. 모두 1:48 스케일용인데, Linden Hill Imports에 올라온 제품목록은 1:72 스케일까지 포함하여 이보다 훨씬 많지만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기종의 6종만을 콜렉션했다. (뒤늦게 존재여부를 알게 된 크피르, 최근에 관심이 생긴 MiG-21MF/bis형 피토관을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모두 주사바늘 포장 같은 파란 포장에 들어있으며, 강도도 확실하다. (휘거나 굽어지지 않는다) 또, 단면이 파이프형이라 보강재를 꽂는 등 키트에 고정시키기에 용이하게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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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G-23의 경우, 기존 완성작에서는 황동봉을 레진제 노즈콘에 꽂아버린 경험이 있지만 이 PVD 피토관을 입수한 덕에 그런 ‘무식한’ 짓은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트럼페터나 하비보스에서 빨리 1:48 MiG-23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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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27이나 MiG-29의 경우는 피토관 뿐만 아니라 러시아 기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독특한 모양의 안테나도 같이 들어있다. 참고로, 다른 러시아 기체들은 이 안테나가 기수 아래에 붙는 경우도 있지만 Su-27, MiG-29는 수직미익에 붙는다. (Su-27 왼쪽, MiG-29 오른쪽) 이 안테나는 보통 포토에치화되는 단골부품이긴 한데, 에치의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붙여놓은 후에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이 부품을 피토관과 같이 제품화한 PVD의 선택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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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Su-17M3/M4용은 뒤늦게 MMZ의 한기철님께 고가로 매입한 것. 이거 구하느라 몇 년을 헤맸는지 모른다. ㅠㅠ (Su-17이라고 되어있지만 수출용인 Su-22에도 같이 쓸 수 있다) 피토관 중간에 뾰족뾰족한 돌기가 나있는 Su-17과 Su-25는 이 PVD 제품의 존재가치가 그 어떤 기종보다도 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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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제품이라 생각하는 Su-17과 Su-25 피토관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보시다시피 중간의 돌기가 의외로 복잡하다. 단순히 뒤로 45도 젖혀진 돌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ㄱ자로 꺾인 모양도 있기 때문이다. PVD는 이러한 모양들을 잘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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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의 돌기를 어떻게 붙여놓았는지 신기하다. 아예 처음부터 이렇게 가공을 해버렸을리는 없을 것 같고… 용접자국도 없다. 강도도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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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제 Su-22M4 키트에 든 피토관과의 비교. 플라스틱 사출의 한계로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PVD제와 비교하면 키트의 부품은 피토관이 아닌 ‘몽둥이’ 수준이다, 훗…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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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Su-25 피토관. 기수 좌우에 살벌하게 붙어있는 2개의 피토관이 들어있다. 참고로, 모노그람 키트에는 아래쪽의 센서 2개까지 총 4개를 달게 되어 있으나, 이는 프로토타입인인 T-8 초기형에서만 보이는 특징으로, 양산형에서는 KP 키트와 PVD 제품이 재현한 2개의 피토관만이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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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그람, KP(OEZ) 키트 부품과 비교. 모노그람(이번에 재판된 것이 아니라 1990년도에 나온 오리지널판이다) 키트는 갈색, KP 키트는 짙은 회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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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그람 부품은 샤프하지만 모양이 틀렸고, KP 부품은 대충의 모양은 맞지만 너무 투박해서 쓰기가 곤란하다. 오직 PVD 피토관만이 절대진리다.

2 comments

  1. 오호~모양새 하난 정말 진리로군요…^^
    요즘 쏟아지는 레진 제는 아무래도 강도 상의 문제가 있을 것 같아 좀 그랬는데…

    그나저나 물품 인수는 언제쯤이 좋을까요? ^^

    글구…그때 얘기했던 레벨 팬텀은 F형 그대로 제작할 거였죠??

    p.s. 혹시 스컹크 IDF 세트 #2 중에서 파이슨 3 제작 계획 없음 하나 넘기시죠…

    1. 그러게요, 물품 전해드려야하는데…요새 저녁에 애 보고 회사연수 공부하고… 개인적인 일들이 바빠서 인간관계 모조리 단절입니당. (어제는 회사상사한테 한국 와서 연락 한번 없다고 호통전화까지… -_-) 혹시 서울 나오실 일이 있으면 날짜 몇 개 문자로 주세요.

      파이슨3는 Kfir C7, 파이슨4는 Sufa에 달려고 숙성중입니다. 죄송합니다 –; 파라곤제라도 쓰실 의향이 있으신지? 아직 갖고 있는지 없는지 가물가물한데 파라곤제라도 괜찮으시다면 재고여부 확인해보고 넘겨드리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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