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17/22M4 제작기 05

그간 Eduard (ex-KP/OEZ) 키트의 무지막지한 패널라인과 점검창, 리벳 때문에 고생 좀 했다. 도면과 거의 일치하도록 우직하게 패널라인을 재현한 것은 마음에 드는데, 이탈레리 키트의 그것과 같이 ‘도랑’ 같은 투박함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 수많은 패널라인, 점검창을 모조리 되파주고 리벳도 0.3mm 핀바이스 드릴로 하나하나 다 뚫어주는 작업을 진행해왔던 것이다.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 한숨 돌려볼까 했는데, 이제는 무장이 또 말썽.

일전에 소개해드린 바 있는 Juan Solorzano씨의 Su-17M4 완성작. 이 작품의 무장세팅이 마음에 들어 커팅에지제 Kh-58 별매품까지 동원해서 뚝딱거리고 있었는데…

자료사진을 보면, Kh-58을 단 녀석은 100% 날개 내측파일런에 아무런 무장도 달고 있지 않다. 이 점이 궁금하여 이것저것 조사하다보니…

Su-17/22 계열의 하면 하드포인트와 파일런이 단순히 한 종류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Kh-58 같은 대형미사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1r-2r의 폭넓은 하드포인트도 존재하는 것이다.

사진에서 1-2, 1s-2s, 7-8로 이어지는 일직선상의 하드포인트에는 Su-17/22의 대표적인 파일런이라 할 수 있는 BD3-57MT(A)가 달리게 되지만, 그보다 더 바깥쪽의 1r-2r 하드포인트에는 꺾인 모양의 S-54-8812 어댑터가 붙게 된다.

이것이 바로 1-2, 1s-2s, 7-8에 붙는 BD3-57MT(A) 파일런. 이 파일런은 동체 하면 뿐 아니라, 날개기부에도 사용된다. 동체 하면에 붙을 경우에는 이처럼 무장이 옆으로 벌어져 붙게 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체선을 따라가는 위치라 대형미사일 등은 이 위치에 탑재되기 어렵다.

이것은 1r-2r 하드포인트에 붙는 S-54-8812 어댑터. 날개 기부 하드포인트에 붙은 BD3-57MT(A)와의 차이점이 금세 드러난다. 원체 바깥쪽으로 붙는데다 꺾임까지 있기 때문에 크기가 큰 무장을 운용하기에도 여유가 있다.

S-54-8812는 단순히 어댑터일 뿐이다. 그 아래에 AKU-58 같이 파일런/런처가 다시 붙어야 비로소 무장탑재가 가능하다.

한편, Eduard 키트에는 1-2, 1s-2s, 7-8 하드포인트에 붙는 파일런들만 재현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아시겠지만, BD3-57MT(A) 파일런 부품을 동체부착용 어댑터와 일체화 시켜놨다.

자, 어쨌거나,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Kh-58 대 레이더 미사일은 1r-2r 하드포인트에 S-54-8812 어댑터 + AKU-58 런처를 이용하여 붙는다.

2. 하지만, Kh-58 미사일을 부착할 경우, 날개기부 내측의 파일런에는 다른 무장을 탑재하지 않는다. (Kh-58의 안정익에 간섭이 생기기 때문)

3. Eduard 키트에는 S-54-8812 어댑터가 없다. 따라서,

(a) Kh-58 미사일을 붙이고 싶다면, S-54-8812 어댑터를 자작하고 날개기부 내측 무장을 포기하거나

(b) Kh-58 미사일이 아닌 다른 무장을 고려해야 한다.

Kh-58 미사일(=커팅에지 별매품)은 그리 흔하게 사용되는 미사일이 아닌지라, 이번에 쓰지 않으면 영영 쓰지 않을 것(돈 낭비한 셈) 같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Kh-58을 채택하고) 날개기부 내측 무장을 포기하는 것은 ‘파일런을 비워두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내 신조와 배치되는 셈.

… 결국 아쉽지만 다 만들어둔 Kh-58을 포기하고, 다른 무장을 고려하기로 했다. 그리고 등장한…

바로 Kh-25ML (NATO AS-10 Karen). 냉전시대 구 공산권의 대표적인 유도미사일이다.

Kh-58과 비교하여 크기가 작기 때문에 이렇게 1s-2s 하드포인트에 직접 달 수도 있고,

Kh-58과 마찬가지로 1r-2r 하드포인트에 탑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S-54-8812 어댑터를 이용하여 탑재할 경우에는,

이처럼 S-54-8812 어댑터에 BD3-57MT(A) 파일런을 달아야 하며,

BD3-57MT(A) 파일런에서 Kh-25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APU-68-UM2 런처가 추가로 필요하다.

즉, 1r-2r 하드포인트에서 Kh-25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이 어댑터-파일런-런처의 3종이 모두 필요하다.

… 그래서 만들었다. (^^;;;) 위에서부터 S-54-8812 어댑터(자작), BD3-57MT(A) 파일런(키트부품 가공), APU-68-UM2 런처(키트부품 가공), Kh-25ML 미사일(키트부품 개조).

Kh-25는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동체하면 하드포인트 어디에도 붙을 수 있기 때문에 꼭 S-54-8812 어댑터를 자작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다른 하드포인트에 달면 앞에서 봤을 때 옆으로 벌어진 상태로 붙기 때문에 별로 ‘안 예뻐 보인다.’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선입견에다 실제 사진에서 1r-2r 하드포인트에 달리는 사진이 더 많은 것을 발견하고 어댑터 자작을 결심했다.

두께 2mm의 Plastruct 플라스틱 각재를 이용한 100% 자작품인데, 은근히 어댑터 모양이 까다로워 고생했다. 직선 중심의 어댑터와 원통형의 동체를 이어주기 때문인지, 총 3개의 고정구(?)들도 꽤 모양잡기가 어려웠다. 동체와의 튼튼한 고정을 위해 역시 사무용 클립을 잘라 심을 박아주었다.

앞에서 보면 이런 형태. 원통형의 동체에서 뻗어나와 수직으로 꺾인다.

BD3-57MT(A) 파일런은 키트의 부품을 가공했다. 키트부품에 파일런과 어댑터가 붙은 선을 무시하고 그냥 직선으로 잘라내어 가공(사포질)해주는 것이 관건. 부품에 수축이 많아 퍼티 등을 써서 고쳐주면 좋겠지만 힘이 많이 빠져서 그냥 가기로 한다. (아, 패널라인은 다시 파줘야겠군, 쩝쩝…)

Kh-25ML의 개조. 키트의 것은 초기형을 재현하고 있는데다 측면분사구의 위치가 완전히 잘못돼있기 때문이다. 지름 6.4mm 플라스틱 파이프로 동체를 만들고 헤드, 안정익, 후부 등을 키트 부품으로 대체.

Kh-25는 레이더탑재형, 레이저유도형, TV유도형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나는 그 중에서 레이저유도형인 ML 타입을 재현하기로 결심했다. 다른 것들은 별도의 유도포드를 만들어 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ML형은 Su-17/22M4 노즈콘에 기본으로 탑재된 레이저조사기(照射機)로 유도된다.

Kh-25ML의 시커는 위 사진과 같이 렌즈 안에 그물(?)이 들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까지 섬세히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렌즈부품 안쪽에 구멍을 파서 검게 칠하고 역시 사무용 클립으로 심을 박아줬다. 미사일 탄체 색칠이 다 끝난 뒤에 따로 붙이려는 용도로 그리 한 것인데, 의외로 예뻐보이는 것 같다. (렌즈부품은 잡동사니 상자를 뒤져 획득)

날개기부의 파일런들도 가공완료했다.

키트의 부품들은 왼쪽/오른쪽 구분 없이 ‘굴곡에 맞춰 알아서 갈아 쓰세요’라는 식이기 때문에 각도를 맞춰주는 게 꽤나 성가시다.

큰 부품들은 역시나 사무용 클립으로 접착면을 보강.

동체선과 평행이 되도록 일직선을 맞춰주는 것도 중요하다. 첫째도 가조립, 둘째도 가조립이다.

수직미익 기부의 열배출구는 Eduard 키트의 기본에치가 아닌 Part사 에치를 사용. 테두리와 내측 등 2개로 분할되어 있어 1개 부품인 Eduard 기본에치보다 더 낫다.

이 부분이 Su-17/22M4형의 특징이기도 한지라, 붙일 때 실기사진을 보면서 신경을 좀 썼다. 테두리 부품은 에치두께만큼 키트 표면을 얇게 깎아내어 에치를 붙였을 때 튀어나와 보이지 않도록 했고, 열배출구가 살짝 틈이 열린 것을 재현하기 위해 안쪽에서 플라스틱판과 에폭시퍼티로 자리를 잡아준 뒤 내측의 에치부품을 붙였다.

역시 Su-17/22M4형의 특징인 수직미익 기부의 보조공기흡입구는 곱게 구멍을 내주었다. 키트 부품은 꽉 막혀있어 갑갑해보인다.

2 comments

  1. 대단하십니다. ^^ 꼼꼼한 리서치와 제작에 감탄할 수밖에 없네요. 🙂 저도 1/72로 만들어보고 싶은 것이 몇 개 있는데 나중에 꼭 참고하겠습니다.
    Kh-58은 나중에 혹시 MiG-25 작업 계획 있으실때 써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MiG-25 방공망 제압기가 주무장으로 저거 4발을 쓴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이거 만들고 싶어서 생각중이랍니다. ^^

    1. 흐…방금까지 APU-68-UM2 런처 길이가 다른 거 수정하고, 어댑터-파일런-런처 관통하는 철심 박고… 이것저것 깨작대다 왔네요. 아무튼 이렇게 꼼지락 거리는 게 시간은 제일 잘 가는 것 같습니다 ㅋㅋ

      MiG-25, 예전에는 무척 좋아했는데요(딱딱 각지고 전투기의 표준처럼 보이는 외모가 멋져보여서요), 나이가 드니까 점점 흥미가 떨어지더라구요. 변변한 키트두 없구요…

      MiG-25말고 Su-25가 이걸 달면 참 좋을텐데, 이 경우는 다는 경우는 페루공군에서 업그레이드한 Su-25 외에는 본 적이 없어 아깝습니다. 아무래도 속도가 느린 Su-25가 SEAD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 맞지 않기 때문이겠죠.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