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F VA-22 Fighting Redcocks

1:48 / Hasegawa

린드버그 F-100을 만들며 에어브러시가 뭐하는 물건인지 느낀 뒤 겁도 없이 하세가와 비행기를 하나 잡았다. 크기도 작고 마침 네오에도 이 키트 기사가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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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기 해둔 놈은 꽤 있었지만 사실상 하세가와 비행기 조립은 이놈이 처음이었다. 비행기의 명가 하세가와, 그것도 2001년 신제품이라 상자를 처음 열었을 때 그 섬세한 몰드와 디테일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런너를 붙잡고 감탄만 연발했던 기억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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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기수에 무게추를 넣는 것이 난제였다. 낚시집에 가면 작은 추들을 판다는데, 이걸 만들 당시에는 그런 정보를 몰라서 뭘로 무게추를 넣어야 하나 고민했다. 코딱지만한 공간에 들어갈 정도로 작고 무게가 8g이나 되는 걸 찾기 어려웠다.

초등학교 앞 문방구 가서 어린 시절 ‘자연’시간에 쓰던 천칭저울 추를 파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시대가 변했는지 그런 건 없다더라. 결국엔 철물점에 가서 3천원 주고 작은 너트 뭉치를 사서 몇 개 쑤셔넣었다. 억지로 밀어넣어서 그런지 기수 접합시에 조금 틈이 벌어져 그거 메우느라 고생 좀 했다.

하세가와 키트는 플라스틱이 무척 단단하므로 가공하기가 어려운데다 섬세한 표면 디테일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면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벌어진 틈을 메운다고 네오에 나온대로 순간접착제를 썼는데 너무 딱딱하게 굳어서 나한테는 조금 괴로웠다. 그냥 퍼티 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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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그람 A-4는 만들어본 적이 없지만 모형지에 나온 작례를 보자면 모노그람제에 비해 이 하세가와제는 선이 조금 더 여성스럽고 고운 것 같다. 좀 강인한 실루엣을 원한다면 이것보다는 모노그람제가 낫겠다 싶기도 하다. (배부른 소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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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디테일은 단연 하세가와의 압승이다. 날개에 패인 아기자기한 점검창들은 먹선 넣을 때 잔재미를 준다. ^^;

선이 얕다 싶은 부분은 P커터로 한번씩 더 파줬는데 하세가와 리엔그레이버를 구입하기 전이었으므로 일반 아크릴커터(1500원짜리 주황색 NT커터)를 썼다. 이 NT사 P커터도 충분히 날이 날카롭지만, 하세가와 리엔그레이버에 맛들면 다른 P커터는 쓰기 힘들 것 같다. P커터처럼 끝이 굽은 게 아니라 끝으로 갈수록 날 크기가 작아져 선파기 어려운 곳도 쉽게 작업할 수 있고 날의 폭도 엄청 예리하기 때문이다. 단, 2만원대인 그 비싼 가격이 원망스러울 뿐~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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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는 E형과 F형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등(?)이 허전한 것 같아서 곱사등이 F형으로 만들었다. (마킹도 F형 마킹이 더 나은 것 같다) 실기에서 이 부분은 전자장비가 수납되는 곳이라 한다.

캐노피는 언제나 그렇듯 열어줬다. 작지만 후사경까지 표현돼있을 정도로 디테일이 좋다. 이 기체뿐만 아니라, 캐노피 안쪽 프레임은 항상 무광검정으로 칠해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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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은 네오에 나온대로 키트의 연료탱크와 하세가와 무장세트 B의 AGM-12B 불펍 미사일을 각각 두 개씩 세팅. 폭장을 하기에는 기체가 너무 소형이라 버거울 것 같기도 하고(^^;) 네오에 임노님께서 만드신 키트대로 그대로 만들어 내 것으로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에 임노님의 작례를 그대로 따라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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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펍 미사일과 연료탱크의 클로즈-업. 랜딩기어 수납부의 세밀한 디테일도 볼 수 있다.

AGM-12B 불펍 공대지 미사일은 키트에 든 파일런에 그대로 붙여주었는데 사실은 하세가와 무장세트에 든 미사일 어댑터를 매개로 하여 마운트 시켜줘야 한다. AGM-12C는 대형이라 파일런에 그냥 붙는 것 같지만 AGM-12B는 현용 F/A-18 등에 붙는 AGM-88 HARM처럼 파일런에 그냥 붙이면 안되고 어댑터를 통해 파일런과 결합시켜야 하는 것이다.

네오에 나온 임노님의 작례도 이 부분은 오류인 것 같다. 이걸 만들 당시에는 나도 임노님의 작례대로 만들었고 고증을 잘 알지 못했으므로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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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미익의 각도눈금까지 데칼로 처리되어 있을 정도로 키트의 데칼도 뛰어나다. F형에 붙는 마킹은 항모 보넘 리차드에 전개했을 당시의 VA-22 파이팅 레드콕스 NF-300이다. 개인적으로 이 비행대의 마킹들은 별로 멋이 없어 안 좋아하는데 이 A-4F에 붙는 이 마킹은 그런대로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주저없이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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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은 전형적인 미해군기 하이비지 도색으로, 군제락카 315(상면), 316(하면)을 이용하면 된다. 에어인테이크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흰별 박힌 스트라이프는 데칼로 처리한 것이지만, 캐노피 앞의 안티글레어 흑색과 주익의 워크 에이리어(?) 흑색, 수직미익 끝단의 흑색, 플랩 내려간 자리의 붉은 색 등은 모두 마스킹하여 에어브러싱 해주었다.

이 놈을 만들 때는 성격이 급해 하루만에 모든 도색을 끝내려고 덤벙대곤 했다. 그래서 주익의 워크 에이리어 칠한다고 마스킹 하다가 회색 밑도장 다 뜯어먹고…아무튼 난리도 아니었다. (도색 전에 목욕을 시켜주지 않은 것도 큰 이유일 것이다) 나에게 도색은 언제나 2, 3일 예정하고 느긋하게 도 닦듯이 해야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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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의 각도에서 그냥 찍어본 건데 의외로 멋진 컷이 나왔다. 크기도 작고 만드는 재미도 쏠쏠해서 두세번 더 만들어보고 싶다.

One comment

  1. '04. 12월 회사에서 열리는 자선바자회에 기증해서 현재 이 작품은 남아있지 않다. 어차피 불펍 어댑터도 안 붙인데다 지금 보면 미숙한 점이 한둘이 아니라 새로 만들 생각으로 기증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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