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니어피그만 남은건가...;;)
근데...근데...
네크로필리아(시체애호)라는 주제와 다르게
너무너무 웃기고 어이없더라.
시체를 처리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남자와,
그와 동거하는 여자친구가 주인공이다.
둘은 시체애호성향이 있어서 남자가 빼돌린 시체의 각 부분을 집에 보관하고
피로 목욕을 하는 등 변태끼(?)를 보여주는데
남자가 실직한 뒤로 시체를 구해오지 못하자 여자가 떠나간다.
(떠나갈 때도 시체를 훔쳐 달아난다 ㅡ 대책없다, 이 여자...)
실직한 남자는 이제 여자친구도, 시체도 잃은
완전히 nothing to lose의 삶을 살며 괴로워하는데
꿈속에서 벌어지는 환상이 가관이라.
스스로 시체처리용 검은비닐 안에 담겨있다가
시체의 모습으로 비닐을 뜯고 들판에 나온 남자는
어디선가 다가온 여인이 시체의 토막난 머리를 주며 웃음을 띤채 손을 내밀자
즐거움에 함박웃음을 짓고,
한술더떠 창자(?)로 보이는 내장을 한손으로 돌리며
유유히 들판을 뛰어다닌다.
(이걸 갖고 '의사소통의 부재'니 하며 애써 의미를 읽어내는 분들도 계시던데
상황에 도저히 안 어울리는 발랄하고 로맨틱(네크로+로맨틱)한 음악 등
이 영화의 허접성에 비추어본다면
머리를 이런 쪽으로 굴려 그런 거창한 메타포를 만들 정도로
감독이 문제의식이 뚜렷한 사람 같지는 않다)
1970년대 애마부인류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이 들판에서의 뛰노님과 창자돌리기의 미스매치는
언밸런스라든가 위화감의 수준을 넘어
웃김과 어이없음의 수준까지 발전을 하게 되는데
어쨌거나 영화 전편에 흐르는 이 황당하리만치 웃긴 어이없음은
1987년이라는, 20년전의 제작연도 때문일 수도 있고
아무리 잘 만들어도 어딘가 독일병정처럼 뻣뻣한 독일대중문화의 어색함 때문일 수도 있다.
인상 찡그린 유일한 부분은
토끼를 산채로 도살하는 장면 하나였는데
며칠전에 중국에서 모피 만드는 잔혹영상이라며 돌아다닌 동영상과
별로 다를게 없는걸 보면
그 모피반대동영상이 반향을 일으켰던 건
우리나라에 동물애호가가 많아서 그랬던 게 아니라
중국혐오자들이 많아서 그랬던 거라는 내 추측이 대충 틀리지 않았던 거 같다.
(난 중국이건 독일이건간에 동물도살하는 건 죽어도 싫다,
나 그래서 요즘 채식하잖아... (근데 왜 살이 안 빠지냐...OTL))
아무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는 얘기가 딱 들어맞는,
피에 굶주린(으흐흐...) 내 정신상태에는
그냥 웃기기만 한 영화였다.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시체가 되기로 결심한 뒤
칼로 배를 찌르면서 그 쾌감에 사정을 하여
정액과 피가 뒤범벅이 된채 죽어가는 남자의 라스트씬을 보고 있노라면
'쟤(감독이나 배우나), 저러고 싶을까?'하는
불쌍한 생각마저 들게 되더라.
그만큼 허접하다.
별 다섯개로 평점을 매긴다면 0.5개쯤 주고 싶다.
(그나마 그 0.5개도 '코믹성 내지는 어이없음' 때문에 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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