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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평양시민

2007/08/25 23:59,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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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대학로에 가서 본 다큐멘터리 영화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제목은 '푸른 눈의 평양시민'(원제 : Crossing the line).
1960년대, 휴전선을 경비하다가 북한으로 넘어간 네 명의 미군병사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다큐멘터리 영화는 사실 처음 보는 건데(동숭아트센터도 처음이었다, 이런 미개인...;;;) 꽤나 재미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재미'란 여러가지 의미다.

그것은 가장 반미적인 국가 속에서 사는 미국인의 삶에 대한 아이러니함이기도 하고, 어쩌면 그것에 대한 호기심 그 자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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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키 190cm에 몸무게 100kg을 넘는 파란 눈의 미국인이 평양사투리로 대화를 하고 조선인식으로 사고를 한다는 '낯섦'에 대한 재미일 수도 있다. (그는 고교중퇴인 자신과 달리 자기자식이 대학을 다니고 외교관을 꿈꾼다는 것을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여긴다. 다름아닌 조선인들의 높은 교육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그 재미가 무엇이든간에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감독이 이 '푸른 눈의 평양시민'에 대해서 어떠한 의견도 제시하지 않는다는 거다.

"모든 판단은 관객이 할 것이다" 라는 상투적인 결론보다는, "왜 이 영화를 보면서까지 '판단'이라는 것을 해야 하는가?"라는 마음이 들게 된다.

거대한 (국가)조직 내에 사는 한 개인의 삶에 집중해보고 싶었다던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냉전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냉전시대에 벌어졌던 하나의 에피소드 속에서 그 에피소드를 실제로 겪어냈던, 개별성을 가진 한 개인에 대한 무색무취한 영상기록인 셈이다.

아직도 냉전적 사고를 포기할 수 없다는 사람에겐
이 영화의 이러한 관찰자적인 태도가 불만스럽겠지만,
어차피 정치건 역사건 뭐건간에
모든 것은 '인간'의 삶의 방식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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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영화의 촬영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이 영화를 통해 체제우월성을 홍보하고 싶었던 북한당국의 속마음을 생각한다면,
냉전적 의도의 냉전적 도움을 통해
'중요한 것은 개인이고, 삶이다'라는 결론을 얻어낸 것 자체가
어쩌면 사실, 한편의 블랙코미디일지도 모른다.
2007/08/25 23:59 2007/08/2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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